12.1.1 구조물의 안전성 평가 기준
안전한 구조설계라 함은 예상되는 최악의 하중에 구조물이 파괴되지 않고 원래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설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구조 안전성을 합리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재료의 파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재료의 파괴 양식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로 분류된다.
1. 재료의 항복
작용 응력이 비교적 작은 범위 내에서는 재료는 탄성 거동은 한다. 그러나 응력이 재료의 항복 응력을 초과하여 소성변형이 발생하면 영구적으로 변형이 잔류될 뿐만 아니라 극한 응력에 도달하여 급속한 불안정 파괴의 가능성이 커지므로 특별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구조물에서는 주로 항복 응력을 기준으로 부재가 받는 응력이 그 이하가 되도록 설계함으로써 소성변형의 발생을 허용하지 않는다. 실제에 있어서는 국부적인 재료의 항복 현상이 발생하면 주위 부재로 응력이 재분배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큰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구조설계 기준은 부재가 받는 응력을 항복 응력 이하로 하는 것이다.
2. 좌굴 파단
기둥과 같은 긴 부재가 받는 축방향의 압축응력 또는 얇은 판각의 면에 접선방향으로 작용하는 압축 응력의 크기가 어떤 수준, 즉 임계 응력(critical stress) 이상이 되면 갑작스러운 변형이 발생한 후 즉시 붕괴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좌굴(buckling)이라고 하며 구조설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검토 항목 중 하나이다.
통상 임계응력의 크기는 항복 응력보다 작으며 이와 같은 경우에는 탄성 상태에서 바로 좌굴로 이어지기 때문에 탄성 좌굴(elastic buckling)이라고 하는데, 임계 응력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식들을 사용하여 좌굴 안전성을 추정한다. 그러나 기둥의 길이가 짧아지면 임계 응력이 증가하므로 경우에 따라 임계 응력이 항복 응력보다 커지며 소성 좌굴(plastic buckling)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계산은 상당히 복잡하므로 일반적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임계 응력의 크기는 항복 응력이나 인장강도 등 재료의 강도와는 무관하며, 강성에 비례하는 특징을 가지므로, 재료의 탄성계수의 비례하며 횡단면의 형상에 따라 달라진다.
3. 피로파괴(fatigue fracture)
주기적인 변동하중이 구조물에 반복적으로 작용하면 응력의 크기가 항복 응력이나 극한 응력보다 훨씬 낮은 경우에도 파손이 발생될 수 있다. 변동 응력이 한 번 작용할 때마다 미량의 비가역적 손상이 발생하며 이것이 누적되면 마침내 눈에 보일 정도로 큰 균열(crack)이 생기고, 일단 균열이 생기면 그 큰 부분에 응력이 집중됨으로써 균열은 조금씩 진전하여 마침내 부재의 파단에 이르게 된다. 이와 같은 파괴 현상을 피로파괴라고 하는데 고속 회전기계, 진동이 심한 구조물 또는 항공기, 선박, 자동차와 같은 운송체에서 흔히 관찰되며, 부재에 작용하는 응력의 크기와 파단까지의 작용 횟수에 따라 저주기 피로(low cycle fatigue)와 고주기 피로(high cycle fatigue)로 구분한다.
저주기 피로는 항복응력 이상의 비교적 큰 응력이 반복적으로 작용하여 소성변형을 유발함으로써 파단에 이르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가 못이나 철사를 좌우로 크게 흔들어 자르는 것은 이와 같은 파괴 현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파단까지 응력의 작용 회수가 비교적 작고 이론적 해석이 어렵지만 선체 구조에서는 자주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그다지 중요하게 다루어지지는 않는다.
이에 비하여 고주기 피로는 저주기 피로에 비하여 낮은 수준의 변동응력이 비교적 많은 횟수를 작용하여 파괴에 이르는 경우이다. 초기에 미소 균열 형태의 손상이 발생하여 성장함으로써 어느 순간 갑작스러운 불안정 파단으로 이어진다. 파괴 전에 변형이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미리 대처하기가 어렵고 막대한 인명이나 재산의 손실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구조물의 피로수명(fatigue-life)은 초기균열이 발생하기까지의 수명, 즉 초기균열발생 수명에 균열이 진전하여 붕괴에 이를 때까지의 수명, 즉 균열 진전 수명을 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균열 진전 현상은 아직 물리적으로 명확하게 규명되어 있지 않아 균열 진전 수명의 예측을 위해서는 복잡한 이론적, 실험적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대체로 초기균열발생 수명이 전체 피로수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여러 가지 재료들에 대한 초기균열발생 수명 관련 실험 자료(S-N 선도)들이 많이 발표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제안된 간단한 피로수명 추정방법이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피로파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설계 단계에서 피로강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우선되어야 하지만 건조 과정의 용접 등 품질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운항 중인 선박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하여 균열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최근에는 특히 피로에 의한 손상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설계 단게부터 응력집중 부위에 대한 피로강도 검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각 선급에서도 이에 대비한 규정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4. 취성파괴(brittle failure)
상온에서는 연성이 뛰어난 재료라도 저온이 되면 취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저온 환경에서 구조물에 충격이 가해지는 경우, 재료 속에 존재하는 작은 결함이 급속히 전파되어 파단에 이르는 현상을 취성 파괴라고 한다. 용접 결함 등 공작이 불량한 부위나 노치(notch)라고 하는 구조적 불연속부의 응력이 집중되는 부위에서 발생하지만, 초기 결함이 없는 경우에도 피로균열로부터 취성 파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재료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파괴 인성치가 높은 재료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으며, 온도에 따라 적정한 재료를 선택한다면 취성 파괴 가능성은 낮은 수준으로 제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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