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파도 중에서의 배의 운동
바다를 항해하는 배는 '선박의 운동(1)' 글에서 설명한 바와 같은 해양파를 만나게 되며 이에 따라 매우 복잡한 양상의 운동을 한다. 그러나 푸리에 방법을 사용할 경우, 하나의 진동수를 가지는 성분파가 입사파로 작용할 때의 배의 운동을 알면 일반적인 해양파의 경우에 대한 배의 운동응답을 구할 수 있으므로, 아래에서는 일정한 진동수를 가지는 입사파에 대한 배의 운동에 대해 고려하기로 한다.
x축 방향의 입사파는 종파(longitudinal waves), y축 방향의 입사파는 횡파(transverse waves)라고 부른다. 보다 일반적으로는 입사파의 방향이 배의 진행방향과 얼마나 큰 각도를 이루느냐에 따라, 뒤 파도(following sea, 0 º), 선미사파(quartering sea, 45 º), 옆파도(beam sea, 90 º), 선수사파(bow sea, 135 º), 앞 파도(head sea, 180 º)라고 각각 부른다. 단 여기서 선미사파와 선수사파는 종파와 횡파가 아닌 0 º~90 º, 90 º~180 º사이의 모든 파도를 나타내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배의 운동에 영향을 미치는 입사파의 주기는 대개 4~16초, 진동수는 0.4~1.6 rad/s, 파장은 25~400m로 볼 수 있으며, 입사파 중에 놓인 배는 파도에 의해 주기적인 힘을 받으므로 앞 절에서 고려한 6가지의 동요를 모두 할 수 있다. 입사파 중에 놓인 배의 운동을 고려할 때는 물체의 관성과 부력에 기인하는 힘 외에도 입사파와 산란파에 의한 힘, 그리고 방사파에 의한 힘을 모두 고려해 주어야 한다. 입사파의 방향이 일반적인 경우에는 따라서 대단히 복잡한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보다 간단한 종파와 횡파 중에 배가 놓여 있는 경우를 생각하기로 한다.
배가 종파 중에 놓인 경우에는 배의 기하학적인 형상이 좌우대칭인 점에 기인하여 횡방향의 힘을 받지 않으므로 전후동요, 상하동요, 종동요를 하게 되는데, 이 중 전후동요는 수평운동, 상하동요와 종동요는 수직운동에 속한다. 실제 배의 경우에는 위의 세 운동이 동시에 일어나므로 세 가지 운동이 서로 영향을 미쳐 매우 복잡한 운동을 하지만, 세 운동 중 전후운동은 다른 운동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작으므로 무시하기로 하면 배의 운동은 수직운동인 상하동요와 종동요의 연성 운동(coupled motion)으로 가정할 수 있다. 이 두 운동은 당연히 서로 영향을 끼치므로 두 운동의 해를 동시에 구해야 하지만, 예를 들어 종동요는 일어날 수 없도록 배가 구속되어 있어 상하동요만 발생한다고 가정하자.
먼저 상하동요의 진동수는 입사파와 배의 속도에 의해 결정되는데, 앞 파도를 받을 경우에는 입사파의 진동수보다 더 큰 진동수로, 뒤 파도를 받을 경우에는 더 작은 진동수로 동요할 것이며 이와 같은 배의 동요 진동수를 조우진동수(encounter frequency)라고 부른다. 입사파와 산란파와 기인하여 배에 작용하는 힘은 기진력(exciting force)이라고 부르며, 방사파에 기인하는 힘은 앞 절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조파감쇠와 부가질량이 되어 배의 운동 특성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입사파의 파장이 배의 길이에 비해 매우 크다면 산란파는 매우 작게 발생하므로 산란파의 영향은 무시하고 입사파의 영향만 고려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경우, 입사파에 의해 배에 작용하는 힘은 Froude-Krylov힘이라고 부른다. 입사파의 파장이 배의 길이에 비해 매우 작다면 산란파와 입사파에 기인하여 배에 작용하는 힘이 모두 작아 배의 운동 자체가 매우 작다. 입사파의 파장은 진동수의 제곱에 반비례하므로 파장이 큰 파도는 진동수가 작은 파도에 상응하는 점에 유의한다.
또한 뒤파도를 받을 경우, 배의 속도가 입사파의 위상 속도와 비슷하면 조우진동수가 영에 가까운 값을 가지므로, 배는 입사파와 같은 진폭, 같은 위상을 가지는 매우 느린 상하동요를 한다. 이런 경우에도 산란파는 매우 작을 것이므로 산란파의 영향은 무시할 만하며 기진력은 Froude-Krylov힘에 의해 주어진다.
상하동요하는 배의 조우진동수가 상하동요에 대한 배의 고유진동수와 같은 값을 가지는 경우에는 배의 동요 진폭이 매우 큰 값을 가지며, 수직운동의 경우에는 모두 고유진동수를 가지므로 이와 같은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태는 공진(resonance)이라고 부르는데, 배의 운항 시 배의 운동을 작게 하기 위해서는 배가 공진 상태에서 가능하면 멀리 떨어져 있도록 해야 하며, 따라서 수직운동, 즉 상하동요, 종동요, 횡동요의 고유진동수는 배의 설계 그리고 운항 시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한편, 상하동요가 구속되어 있고, 종동요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경우에도 위에서 상하동요에 대해 논의한 내용 중, 힘을 모멘트로 바꾸어 생각하면 동일한 방법으로 종동요를 설명할 수 있다. 단 입사파의 파장이 배의 길이에 비해 매우 큰 경우에는 산란파뿐만 아니라 입사파에 의해 작용하는 모멘트의 크기도 매우 작아지므로 기진모멘트가 영에 가까운 값을 가지며, 따라서 종동요의 크기가 매우 작아져 종동요 자체를 무시할 수 있는 경우가 되어 상하동요만 고려하면 된다.
배가 횡파(또는 옆파도) 중에 놓인 경우에는 배의 기하학적 형상이 전후 대칭이 아니므로 일반적으로는 6가지의 운동을 모두 하게 되지만, 바지(barge) 또는 상자형 배인 경우에는 전후 대칭이므로 상하동요, 횡동요, 좌우동요만 하게 될 것이다. 일반적인 배의 경우, 중앙평행부의 길이가 길면 길수록 상자형 배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고, 또 Cb가 큰 배에 대해서는 상자형 배에 대한 논의가 크게 틀리지 않는다고 볼 수 있으므로 다음 글에서는 상자형 배에 대해 고려하기로 한다. 횡파 중에 놓인 상자형 배의 동요 진동수는 종파의 경우와는 달리 입사파의 진동수와 같으며 배의 전진속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상하동요에 대해서는 종파에 대한 논의에서 고려한 바 있으므로 상하동요는 구속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횡동요와 좌우동요의 연성운동에 대해 고려해야 하는데, 위에서와 같이 논의의 편의를 위해 횡동요가 구속되어 있는 경우에 대해 먼저 고려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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