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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해양공학개론

8. 선박의 운동(1)

by 별이쿤 2022.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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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선박의 운동

선박해양공학과의 교과과정을 보면 선박의 운동이나 조종을 다루는 과목은 대개 선박유체역학 또는 해양파역학을 배운 후에 이수하도록 되어 있으며, 선박의 운동을 다루기 위해서는 먼저 이들 선수 과목의 내용을 알아야 한다. 이 책에서는 선수 과목의 기본적인 내용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이 과목의 특성 상 선박유체역학 또는 해양파역학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다룰 수 없으므로, 이 절에서 사용되는 많은 역학적 결과는 나중에 각 관련 과목에서 배우게 될 것이다. 어떠한 내용을 기본 역학 과목에서 배우게 되는지에 대해 알 수 있게 되는 것만으로도 이 절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보이며 이하에서는 일일이 교과목을 인용하지 않고 기본적인 결과들을 사용하기로 한다. 단 증명하지 않은 내용의 인용은 최소화하도록 하였다.

아래에서는 먼저 해양파의 생성과 그 전파에 대해 알아보고, 파도가 없는 정수 중에서의 배의 운동과 파도 중에서의 배의 운동을 차례로 고려하기로 한다.

 

8.1.1 해양파와 배의 운동

바닷가 해안에서 또는 배를 타고 가며 우리가 만나는 바다의 파도는 대부분 태풍과 같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바람에 의해 생성된다. 이런 바람에 의해 바다의 표면에 생성된 파도는 해양파(ocean waves)라고 부르는데, 어떤 형태의 해양파가 만들어지는가는 바람이 부는 영역의 면적, 바람이 지속되는 시간, 바람의 속도, 즉 풍속 등에 의해 결정된다.

바람이 부는 영역은 물론 시간에 따라 움직이지만 파도의 길이에 비하면 태풍이 부는 면적의 길이는 대단히 크다. 따라서 바람이 부는 길이, 즉 거리(fetch)가 어떤 값보다 크면 이 때 생성되는 파도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으므로 그 거리는 무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바람이 지속되는 시간(duration)에 따라 생성된 파도의 길이와 크기가 결정되는데, 풍속(wind speed)이 빠르면 빠를수록 더 길고 큰 파도가 만들어진다. 주어진 풍속에 대해 거리와 시간이 어떤 값보다 커지면 파도는 부서지기 시작하여 바람이 바다에 전달하는 에너지가 더 이상 파도의 형태로 흡수되지 못하고 결국 더 이상 파도의 형태가 변화하지 않은 상태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상태의 파도 또는 바다를 완전히 발달된 바다(fully developed sea)라고 부른다. 바람의 에너지가 어떻게 바다에 전달되어 파도가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연구는 19세기 초반부터 이루어져 왔으며, 대개 두 가지 메커니즘에 의해 해양파가 생성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바람은 고기압에서 저기압 지역으로의 공기의 이동이며, 이때 공기의 운동은 난류(turbulence)에 기인하여 많은 불균일성을 포함한다. 이동하는 공기의 불균일성은 풍속으로 움직이는, 수면에 수직하게 작용하는 압력 분포로 간주할 수 있으며, 불균일성의 길이와 비슷한 길이의 파도를 수면에 생성하게 된다. 아 메커니즘에 의해 만들어진 파도의 길이는 비교적 짧은 편에 속하여 바람이 불기 시작하여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수면의 상태를 설명해 주며, 파도의 진폭은 시간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특성을 가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매끈한 수면 위에 알단 파도가 만들어지면, 풍속의 수직방향 분포, 다시 말하면 전단류(shear flow)에 기인하여 수표면과 위상차 pie/2인 힘이 수면에 작용하게 되며 이 힘에 의해 훨씬 더 빠른 비율로 바람의 에너지가 바다로 전파된다. 이 메커니즘에 의해 생성되는 파도의 길이는 비교적 긴 편에 속하며, 파도의 진폭은 지수함수적(exponentially)으로 증가하는 특성을 가진다. 풍속이 큰 경우 파장이 긴 파도는 그 최종 단계에서 대부분 이 메커니즘으로 바람의 에너지를 흡수한다.

해양파를 그 성분파(component waves)로 나누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함수, 즉 사인이다. 코사인 함수로 나타내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절에 다루고 있는데, 하나의 성분파는 파장(wavelength)과 파고(waveheight)를 사용하여 나타낸다. 파장은 규칙파가 공간 상에서 반복되는 최소의 길이이며, 파고는 파저에서 파정까지의 수직거리를 뜻한다.

깊은 바다, 즉 심해(deep sea)에서의 파도를 관측한 결과에 따르면, 주어진 파장(ramda)에 대해 그 파고(H)가 어느 값 이상 커질 수 없음을 알 수 있는데 H/ramda =1/7을 대개 그 한계로 볼 수 있다. 위에서 설명한 두 가지 메카니즘에 따라 바람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파도는 그 성분파의 크기가 이런 한계값에 도달하면 파도의 형상을 유지하지 못하고 부서지기 시작한다. 파도가 부서지는 현상, 즉 쇄파(wave breaking)는 에너지의 소실을 뜻하며 바람의 에너지가 바다로 전달되지만 생성된 파도의 형태는 쇄파에 기인하여 더 이상 변화하지 않는 평형 상태, 즉 완전히 발달된 바다에 도달한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바람에 의해 생성된 파도는 바람이 부는 해역을 벗어나 주로 바람의 방향으로 전파하게 된다. 해양파는 매우 많은 진동수를 가지는 성분파의 합으로 볼 수 있는데, 각 성분파는 파장이 길면 길수록 빨리 전파하는 특성을 가진다. 이 특성은 분산(dispersion) 또는 분산성이라고 불리는데, 파도가 생성된 영역을 떠나 전파하는 파도는 분산에 의해 시간이 지날수록 파장이 긴 파도는 앞에, 짧은 파도는 뒤에 위치하게 되어 결국 파장이 비슷한 파도들끼리 같이 전파하게 된다. 바람이 세게 불지 않는 바다의 고정된 위치에서 파도를 관찰할 때, 일정한 방향으로 파장이 일정한 파도들, 즉 규칙파(regular waves)가 지나가는 것으로 느껴지는 경우는 바로 해양파의 분산성에 기인하며 이와 같은 바다 또는 파도를 스웰(swell)이라고 부른다.

심해에서 생성된 파도는 결국 육지와의 경계선인 해변에 다다르게 되는데 수심이 감소하면 일정한 진동수를 가지는 각 성분파는 파장의 반에 해당하는 수심이 되면 수심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다. 수심이 작아질수록 성분파의 파고는 커지고 파장은 짧아지므로, 즉 파도의 경사도(steepness)가 점점 커지며 해저면의 경사에 따라 해안선 또는 해안에 가까운 곳에서 쇄파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쇄파에 의해 소실되는 에너지는 파도의 에너지의 일부일 뿐이므로 파도의 나머지 에너지는 반사(reflection)에 의해 다시 방향을 바꾸어 바다로 되돌아가게 되며, 따라서 한 번 생성된 파도는 그 에너지를 해안가에서 모두 잃어버릴 때까지 몇 번에 걸쳐 대양을 왕복하게 된다.

평균적으로 매년 약 30회의 태풍이 발생하며 이에 따라 생성된 파도는 태평양을 가로 지르며 몇 년에 걸치는 수명을 가진다. 바람이 불지 않는 해역에서도 꽤 많은 과거의 태풍에 의해 생성된 파도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들은 각각 서로 다른 파장과 파고, 그리고 방향을 가지므로 바다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만나게 되는 파도는 일정한 진동수를 가지는 규칙파로 간주하기 힘들다.

해양파의 불규칙성에도 불구하고 배의 운동을 다룰 때는 기본적으로 규칙파를 고려한다. 물론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은 이유로 해양파를 규칙파로 보기 힘들지만, 바다에서 스웰을 만날 가능성은 항상 있으며, 또한 무엇보다도 규칙파에 대한 배의 운동응답(motion response)을 알면 실제 해상에서 만나는 해양파에 대한 배의 운동응답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이 방법은 푸리에 방법(Fourier method)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실 위에서 해양파를 진동수가 일정한 여러 성분파들의 합으로 보자고 한 것은 이 방법의 가장 기본적인 가정이다. 일반적으로 어떤 현상에 대해 푸리에 방법을 사용하면 복잡해 보이는 현상을 매우 간단한 규칙파에 대한 문제로 바꾸어 생각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공학수학 과목에서 이 방법은 주요한 주제로 다루고 있다.

해양파의 경우 파도가 가진 단위길이당 평균에너지는 성분파의 파고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각 성분파의 크기는 그 성분파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제곱근에 비례한다. 해양파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각 성분파의 진동수의 함수로 나타낸 것을 해양파 스펙트럼(ocean wave spectrum)이라고 부른다. 또한 완전히 발달된 바다는 배가 만날 수 있는 가장 큰 파도에 해당하므로, 보통 완전히 발달된 바다에 대한 스펙트럼을 고려하여 선박의 운동을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바람이 불어온 거리와 시간이 매우 길다고 가정하면 완전히 발달된 바다는 풍속이 유일한 매개변수가 되므로, 해양파의 스펙트럼은 풍속을 매개변수로 하는 진동수의 함수로 주어진다. 약간의 통계학적인 결과를 이용하면 풍속 대신 해양파의 특성, 즉 주기와 파고를 사용하여 스펙트럼을 나타낼 수 있으며 설계 시에는 대상 해역의 실측 자료를 검토하여 그 해역의 특성을 나타낼 수 있는 주기와 파고를 선정, 선박의 운동을 고려한다.

바다를 운항하는 선박의 경우 해양파에 의해 운동을 하게 되는데, 배의 운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양파에 의해 배에 작용하는 힘을 알아야 한다. 파도에 미치는 물의 점성의 영향은 매우 작아 대부분의 파도 문제를 다루는 경우에는 그 영향을 무시할 수 있으며, 선체의 운동과 관련된 문제에서도 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점성의 영향을 무시한다.

점성의 영향을 무시하는 경우에는 물체의 표면에 법선방향(normal direction)으로 작용하는 압력만 고려하면 되며, 유체입자의 속도를 알면 압력을 구할 수 있으므로 유동장의 속도가 핵심적인 고려 사항이 된다. 배처럼 운동하는 물체에 해양파가 작용하는 힘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섬이나 고정된 구조물과 같이 움직이지 않는 물체에 작용하는 힘을 생각하자. 물체를 향해 진행되는 성분파는 입사파(incident wave)라고 부르는데, 만약 입사파가 물체의 존재에 상관없이 파도의 형상에 아무런 변화를 받지 않는다면, 규칙파에 기인하는 유체입자의 속도와 그에 기인하는 압력분포는 잘 알려져 있으므로 고정된 물체 표면에 작용하는 압력을 계산할 수 있으며 원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은 이 압력의 해당 성분을 선체 표면에 대하여 적분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물체의 크기가 파장보다 매우 작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입사파의 형상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하며, 이 변화는 보통 산란파(scattered wave)라고 불리는 파도를 입사파에 더해줌으로써 만들어진다고 간주한다. 다시 말하면 입사파와 산란파에 기인하는 유체입자의 속도를 알면 고정된 물체에 작용하는 힘을 구할 수 있다. 물체의 존재에 기인하여 산란파가 발생하는 물리적 현상은 회절(diffraction)이라고 부르며, 고정된 물체에 규칙파가 입사하여 물체에 작용하는 힘을 구하는 문제는 회절 문제라고 부른다.

배와 같이 파도 중에서 운동하는 물체에 작용하는 힘은 위에서 설명한 회절문제 이외에도 배의 운동에 기인하는 문제를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입사파가 없는 잔잔한 수면에 떠있는 배가 운동을 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배의 운동에 의해 파도가 만들어질 것이며, 이런 파도는 방사파(radiation wave)라고 불린다. 운동하는 배에는 방사파에 기인하는 압력 또한 작용하며 방사파를 구하는 문제는 방사 문제라고 불린다.

다음 글에서는 먼저 입사파가 없는 잔잔한 물, 즉 정수(still water) 중에 떠있는 배가 운동하는 경우에 대해 먼저 고려하고, 다음으로 입사파에 의해 운동하는 배에 대해 고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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